라이프로그


커피빈의 소규모 도둑 + 하 루 하 루 +

오랫만에 고등학교 동기를 만났다. 그 친구는 천안에, 나는 서울에.
그래서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나 밥먹고 구경하고 커피도 한잔하고 있었다.

강남터미널에 갈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커피숍에 사람많다. 다른 지역도
사람많지만 그쪽은 매장이 넓은데 진짜 와글와글 많고 시끄럽다.

약간 공황장애 비슷하게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가면 메슥거리고 현기증이 난다.
그래서 문쪽으로 자리를 잡아 커피빈에 앉았다.

문쪽이라 서비스트레이(?) 가 옆에 있었고 그 앞을 오가는 사람들이 잘 보였다.
냅킨과 물과 시럽 등등이 놓여있는 곳.
냅킨이 한장이 낱장으로 되어 있는 식당용도 있었지만
한장씩 뽑아서 쓰는 미용용 곽티슈가 커피빈로고를 찍은 채 있어서
조금 의아해했다. 요새는 이렇게 나오나? 곽에다가 커피빈 로고까지 해서 놓으려면
돈 좀 들였겠다. 하면서 왜 이렇게 했을까? 하다가
아.. 사람들이 하도 집어가니까 뽑아쓰는 타입을 생각했나보다 할 무렵
어떤 여자가 서비스트레이에서 엉거주춤 있는 것을 보았다.

약간 마르고 화장기는 없고 쥐색셔츠에 청바지. 생머리. 휴대폰 통화중.
가져갈 거 있으면 가져가고 아님 자리 앉아있지 하고 있는데
여자가 동작을 개시했다.
낱장으로 있는 냅킨을 한손으로 잡을 수 있는 만큼 한 뭉텅이를 집어서
가져갔다.
친구에게 말했다. 저 여자 이상해. 냅킨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가져갔어.
친구랑 나랑은 그 여자를 계속 보게됐다.
그리고 여전히 통화중인 채로 다시 오더니 아까 그만큼의 냅킨을 집어서
가방에 넣더니
다른 쪽 서비스 트레이로 가서 또 냅킨을 가져갔다. 우리가 하도 보니까
눈길이 느껴졌는지 한 번 보더니 개의치 않고 챙겼다.
집에서 휴지를 가장 많이 쓰는 곳은 화장실인데..
그걸 화장실에서 사용하긴 힘들고..
얼마나 생활이 힘들길래?
친구는 나보다 더 그 여자를 주시하길래
나중에 밤길 조심해야 될지도 모른다고 그만 보라고 했다.

그리고 다시.. 일 이야기.. 남자이야기로 돌아왔을 무렵.
아까 유난히 작은 엉덩이를 흔들며 나갔던 어떤 아줌마가
우리쪽 서비스트레이로 왔다.
한 번 나간 사람이 다시 와서 무슨 일인가 주시할 무렵..
그 아줌마랑 비슷하게 생기고 옷도 비슷하게 입은 젊은 여자랑
딱 붙어서 오더니 시럽통 두개를 냅킨으로 감싸더니
젊은 여자 가방에 싹 넣었다.
그리고 아줌마는 매장밖으로 바쁘게 나가고
젊은 여자는 다시 매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 젊은 여자가 뭘하고 매장을 돌아다닐지
궁금했지만
바라보고 있자니 불쾌해져서 그냥 친구만 바라봤다.





덧글

  • 친절어린이 2009/07/13 08:42 # 답글

    오랜만이군요...많이 바쁘신가봐요 ㅎ ....그나저나 서울 사셨군요.ㅋ 함 뵈요 ㅋㅋㅋ
  • 검은머리요다 2009/07/13 22:32 #

    친절한신사님>> 뭐 하는 일 없이 시간이 뛰어가는 군요. 어린이님도 서울사시나봐요?
  • 친절어린이 2009/07/14 11:29 #

    서울 사는건 아니지만 .....강남까지 40분 걸리는데 살아요 ^^;;
  • SP 2009/07/14 09:54 # 답글

    특이한 사람들 많아요. 가끔 학교에서 보면 화장실 큰 두루마리 휴지를 가져가버리고...
  • 검은머리요다 2009/07/15 22:00 #

    SP님>> hi~ 그 큰 두루마리 휴지는 잘 안 닦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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